안녕하세요~ 굿잡리루리입니다!

오늘은 최은미 저자의 '눈으로 만든 사람' 포스팅입니다.
제목을 보며 예상했던 것은 순수하고 아이시선에서 바라보는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다른 세계를 열어놓았다. 이 소설은 인간의 추악함과 수많은 복잡한 감정을 망라한 한 여성의 고달픈 삶, 그리고 성범죄가 심지어 가족 중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그려내는 작품이었다.
<눈으로 만든 사람>의 이야기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들 각각이 주인공인 강윤희와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녀의 아버지인 강중식, 남편인 백은호, 딸인 백아영, 그리고 강중식의 아들인 강민서까지. 이런 복잡한 가족 관계를 통해, 강윤희의 삶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어릴 적 강중식에게 성폭행을 당한 강윤희.
그 트라우마는 그녀의 삶을 영구히 바꿔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강중식과 계속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그녀의 마음을 더욱 괴롭게 했다. 당시 시대 배경을 감안하면, 성폭행 피해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보상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더욱이 강민서라는 강중식의 아들이 방학 동안 그녀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진다. 그녀의 내면적 갈등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강윤희의 집에는 그녀의 어린 딸 백아영이 있었고, 당시 아영이는 강윤희가 성폭행을 당했던 나이와 비슷했다. 이는 강윤희에게 큰 걱정거리였을 것이며, 성폭행을 가한 강중식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백아영이 성 조숙증에 걸리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백은호는 백아영과 강민서를 집에 두고 심야영화를 보러 가자고 제안하지만, 강윤희는 그럴 수 없었다. 건장한 중학생 남자아이와 자신의 딸을 어떻게 혼자 집에 두겠느냐는 생각에 불안함을 느꼈다. 백은호는 이런 강윤희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의 트라우마를 모르는 그에게는 그저 일상적인 제안일 뿐이었다.
만약 백은호가 그녀의 트라우마를 알았다면, 이 소설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강윤희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남편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는 그녀가 겪은 고통과 고독을 더욱 부각시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인상 깊은 마지막 장면에서,
강윤희는 자신의 딸 백아영이 무릎을 꿇고 있는 악몽을 꾼 후, 땀을 뻘뻘 흘린다. 그리고 둘은 성관계를 가지며, 그들은 피임을 하지 않았다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녀가 애초에 원했던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피임의 원칙이 완전히 무너진 순간이었다. 그녀가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육체적인 쾌락을 추구할 때 그녀의 의지력이 무너진 것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었다.
피임을 하지 않게되면, 백아영의 동생은 유전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것이며, 이 가족의 비극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는 강윤희의 중간 대사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아영아, 민서 삼촌이랑 니가 만든 눈사람, 없어진 거 아니야. 그냥 모습이 변한 거야.”
이 말은 눈사람이 사라지지 않고 겨울이 되면 다른 모양으로 찾아올 것이며, 그들의 둘째 아이도 또 다른 유전병을 가지고 태어날 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상당히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보통 사람들이 꺼리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고, 특히 근친상간에 관한 내용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이런 불편한 주제를 통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작가는 근친상간이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상처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한 것 같았다. 소설을 두 번째 읽을 때는 강중식에 대한 분노와 강윤희의 트라우마에 대한 공감이 더욱 깊어졌다.
결말은 애매하게 끝났지만,
이는 작가가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려는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이런 열린 결말은 다시 한 번 이야기를 되짚어보고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고, 이에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성을 느꼈다.
정말 생각해 볼 만한 사회 현상을 소설을 통해 잘 풀어낸 책이었습니다.
그럼 다음 책 포스팅에서 만나요~~
